저자 소개
Kyo Won Jeong
연구자, 퀀트 트레이더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를, UC San Diego에서 전기, 컴퓨터공학 박사를 받았습니다 (지도교수 Pavel Pevzner). 독일에서 생물정보학 (단백체학) 연구원으로 일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알고리즘과 머신러닝, 통계 모델링을 다루고, 같은 방법론으로 시스템 트레이딩을 연구합니다.

확률적 사고 6

매매의 삼각형

2026-10-04

엣지 있는 매매법을 반복하는 것이 하나의 feasible한 solution임에는 확실하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PnL을 극대화하거나 MDD를 최소화해 주지는 않는다.

트레이더라면 경험으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매매법은 상승장에서는 잘 먹히는데 횡보장에서는 안 먹혀요.”

“나스닥에서는 잘 되는데 비트코인에서는 잘 안 돼요.”

이런 이야기는 너무나 흔하다.

Universal edge가 있는 매매법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대부분의 매매법은 특정한 시장 환경에서는 잘 작동하고, 다른 환경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앞에서 말한 ‘엣지 있는 매매법’이란 대체 무엇인가?

나는 일단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했을 때 장기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매매법.

그런데 그런 게 정말 있기는 한가?

여기서 “없다”고 해버리면 곤란하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확률적 사고에 대해 떠들어온 이야기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다만 한 가지 변명은 해두자.

어떤 문제든 처음부터 현실의 모든 복잡성을 집어넣어 풀 수는 없다. 가장 단순한 상황에서 출발해 하나씩 현실적인 조건을 추가하면서 solution을 구체화해야 한다.

지금부터 그 작업을 해보자.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잠시 샛길로 빠져야 한다.

내가 제안하는 매매의 삼각형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단순한 매매법을 조금 더 practical한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제안하는 매매의 삼각형은 세 개의 꼭짓점으로 이루어진다.

매매법, 시장관점, 심법.

그리고 매매법 자체에도 또 하나의 삼각형이 있다.

진입법, 청산법, 리스크 관리.

매매법에 대해서는 아마 익숙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매매 자체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첫 번째 꼭짓점: 매매법

매매법은 실제로 트레이더가 액션을 취하는 부분이다.

진입하고, 청산하고, 비중을 조절하고, 손절을 정하고, 리스크를 관리한다.

대부분의 트레이더가 엄청난 시간을 이 꼭짓점을 예리하게 만드는 데 투자한다. 특히 진입법에 대해서.

나는 이것 자체는 상당히 reasonable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제대로만 한다면.

두 번째 꼭짓점: 시장관점

시장관점이란 넓게 보면 현재 시장을 바라보는 판단의 관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조금 더 좁게 정의해보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시장 모델 중 현재 시장을 가장 잘 설명하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

가장 단순한 예라면 이렇다.

“오늘은 롱 관점으로 봅니다.”

“오늘은 숏 관점입니다.”

“어, 횡보장이네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이해하는 시장관점은 대개 이런 것이다.

하지만 시장을 모델링하는 방법은 훨씬 다양할 수 있다.

특히 퀀트 트레이딩에서는 오늘의 시장을 Q43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고, 내일은 P45L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물론 Q43이나 P45L은 지금 내가 아무렇게나 만들어낸 쓰레기값이다.

중요한 것은 그 이름이 아니다.

시장관점이 반드시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델링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나?

시장 모델은 매매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모델은 시장을 단순화한 것이다.

그래서 모델의 상태마다 매매법(들)의 퍼포먼스 프로파일이 생긴다.

좋은 모델인지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판가름 난다.

이 모델이 그리는 내 매매법(들)의 퍼포먼스는 실제 시장에서의 퍼포먼스와 얼마나 같은가?

이 질문을 빼고 시장을 분류하는 것은 그저 분류를 위한 분류일 뿐이다.

세 번째 꼭짓점: 심법

마지막 꼭짓점은 가장 수학적이지 않고, 가장 이성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 블로그의 궁극적인 주제와도 가장 가까운 것이기도 하다.

바로 심법이다.

사회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내 능력으론 이것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단 내 언어로 최대한 formulate해보자.

심법이란 자신의 트레이딩 결과에 따라 자신의 판단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메타인지를 가지고, 그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매매의 비일관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매매의 일관성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라고 썼다가 이렇게 바꿨다. 이 쪽이 맞다.

결국 핵심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손실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수익을 내고 흥분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내 결과가 나의 다음 판단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인지하고, 그 변화 때문에 매매가 망가지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

나는 이것이 심법을 꽤 practical하게 정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몸을 이룬다.

그래서 삼각형이다.

매매법이 엉망이면 시장관점이고 심법이고 시작할 근거가 사라진다.

시장관점이 잘못되면, 정의상 내가 선택한 매매법이 현재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므로 결국 매매법이 망가진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리고 심법이 망가지면 어떻게 되는가?

좋은 매매법도, 좋은 시장 모델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일관성 없이는 모델도 매매법도 무용하다.

결국 하나가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진다.

다음 글에서는 이 중 시장관점에 조금 더 집중해보자.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던 단순한 매매법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지난 번에 예시를 준 매매법들(MDD 70%, 3년 무수익 뒤 이틀에 몰아 버는 매매법)이 왜 관점 파악에 실패한 매매인지, 그리고 누군가 흔히 말하는 ‘유연한 대처’가 진짜 무엇을 의미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겠다.

이번에는 더 이상 샛길로 빠지지 않고.


이 글은 트레이딩에 관한 교육 콘텐츠이며, 투자 자문이나 특정 매매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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